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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길에 뭍을 내어준 섬, 영종도
오건호 기자  |  11111qwe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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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6.27  08: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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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가 뜨고 내리면서 영종도는 전혀 다른 도시가 되어 버렸다. 인천국제공항 건설에 따른 부지확장공사로 면적도 이전보다 훨씬 넓어진 데다 영종대교, 인천대교가 생겨나면서 더 이상 섬으로서의 면모도 부지하기 힘들게 되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관문이라는 자부심으로 하늘 길에 기꺼이 물을 허락한 영종도는 오늘도 세계를 무대로 화려한 비상을 꿈꾸고 있다.

동북아시아의 허브공항, 인천국제공항

영종도의 가장 큰 변화는 인천국제공항의 개항이다. 수도권 항공운송의 수요를 분담하고 동북아시아의 허브공항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기 위한 인천국제공항은 2001년 3월 개항했다. 하지만 인천국제공항은 여행객 수송이라는 본연의 임무 외에도 다양한 즐길거리로 쇼핑객들을 호객한다. 굳이 여행객이 아니더라도 인천국제공항을 찾아 공항 곳곳에 숨겨진 이국적인 건축물을 감상하고 공항 내 카페에서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만끽하는 것도 여행 부럽지 않은 재미다.

2009년 10월에는 국내 최장이며 세계 5대 해상 사장교인 인천대교가 개통했다. 총 길이 21.38km에 이르는 인천대교는 주탑 높이만 해도 서울 남산과 비슷한 230m이며 2개의 주탑 간 거리도 800m에 달한다. 인천시에서는 인천대교와 함께 서해 절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뷰 포인트’8곳을 선정했는데 영종도 백운산, 무의도 국사봉과 호룡곡산 정상에서의 조망이 빼어나다
   
영종대교 기념관에 위치한 느린 우체통

인천대교 개통으로 한시름 덜은 영종대교에 위치한 영종대교기념관에는 이색적인 우체통이 하나 있다. 느려서 더욱 행복한 ‘느린 우체통’이 바로 그 것. 작고 빨간 외관은 여느 우체통과 다를 바 없지만, 그 안에 들어 있는 서로 다른 사연들은 1년이 지난 뒤에 배달된다. 느린 우체통에 편지 한 통을 넣고 1년 뒤에 찾아 올 설레임을 가슴에 안고 영종도 여행을 시작하는 것은 분명 색다른 체험이다.

하늘에 물을 내어준 섬

눈치 빠른 서울사람들은 공항이 들어서기 전, 영종도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100원 하던 땅을 500원에 사겠다는 유혹에 대다수 영종도 주민들은 땅을 내어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졸부의 삶은 평탄하지 않았다. 다시 땅을 사려고 했을 때, 땅값은 이미 1,000원이 되어 버렸다.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비행기가 뜨고 내리면서 고기잡이도 예전같지 않았다.

하지만 영종도 주민들은 슬기로웠다. 일찌감치 관광업에 눈을 돌린 것이다. 인천국제공항 건설을 위한 매립사업으로 영종도와 용유도는 섬이 아닌 뭍이 되었고, 용유도가 수도권에서 가장 가까운 바다라는 점을 주민들은 적극 홍보했다. 바닷가에 근사한 펜션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음식점들도 늘어나면서 영종도를 찾는 여행객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을왕리 해수욕장. 가장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또한 횟집과 모텔, 노래방과 같은 유흥시설이 즐비하게 들어선 것도 사람들이 을왕리를 찾는 이유다. 을왕리 해수욕장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위치한 잠진도 선착장에서는 배를 타고 무의도로 건너갈 수 있다. 무의도는 국사봉과 같은 나지막한 산을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는 데다 썰물 때를 맞추면 실미도를 다녀올 수 있다
   
영종도 을왕리 해수욕장입구

2013년에는 우리나라 해외 배낭여행의 선구자격인 고 김찬삼 씨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김찬삼 세계여행박물관’이 영종도에 들어선다고 한다. 영종도 하늘도시 내에 세워질 이 박물관에는 고인의 의류와 배낭, 사진 기록물 등 20여 만점이 전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드라마세트장과 배미꾸미 조각공원

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는 배를 타면 이름도 낯선 신도와 시도, 모도 3형제 섬으로 들어갈 수 있다. 신도와 시도, 모도는 다리로 연결돼 자가용을 이용해서 다 돌아볼 수 있다. 가장 먼저 시도에 도착하면 수기해변에 위치한 드라마 ‘풀하우스’와 ‘슬픈연가’ 세트장을 둘러보는 것이 좋다. ‘풀하우스’에서 두 주인공이 어설픈 동거를 시작한 곳이다. 세트장이 위치한 수기해변은 수심이 얕고 경사가 완만해 여름철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수기해변에 위치한 드라마 풀하우스

주변에 소나무 숲이 울창한데다 널리 알려지지 않아 캠핑족들 사이에서는 이름 꽤나 있는 해변이다. 시도의 이웃섬 신도와는 다리가 연결되어 있는데 물이 빠지면 나타나고 물이 차면 사라지는 잠수교다. 하루 중 해수면이 가장 낮아지는 간조 때는 다리에서 우럭과 망둥어 낚시를 즐길 수 있다. 뻘에서는 서해의 여느 갯벌과 마찬가지로 소라나 게를 잡는 재미도 있다.

3형제 섬 중에 가장 작은 모도는 ‘배미꾸미 조각공원’으로 유명하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시간’을 촬영한 곳이기도 하다. 배미꾸미 조각공원은 조각가 이일호 씨가 개인 작업공간으로 사용하던 앞마당 잔디밭에 작품을 하나 둘 두었던 것이 점점 늘어나 지금의 형태가 되었다. 전시작품들은 대부분‘성(性)’에 관련된 것들이라, 조각품들을 둘러싸고 예술과 외설의 설전이 오가기도 한다. 하지만 예술가의 열정이 담긴 30여 가지의 작품들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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