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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업인터뷰
지난 4월부터 전면 자유화된 일본 전력시장 긴급 점검소매시장 일반가정 개방…‘다양한 선택권’
소정현 기자  |  koreaprtv@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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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23  00: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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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2005년 사이 3단계 자유화 조치 이행 
2006년 가정용 전력시장 신규사업자 진입허용
10개의 대형 전력회사 독점적 지위 전면 철폐
■ 2011년 후쿠시마 대지진 50기 원전 전면 중단
지역별 독점 여유전력 타지역에 공급하지 못해 
특정지역 정전·전기요금 폭등 자유화 여론 비등
■ 가스·석유· 통신업체들 신규 전력시장 진출러시 
기존 전력회사 제휴 결합상품출시 고객 모시기
도쿄전력 '소프트뱅크· ACN' 윈윈 전략 대표적

 

▲일본은 전후 1951년 민영화된 도쿄전력과 주고쿠전력(ちゅうでん) 등 10개 전력발전회사가 지역별로 독점적 권한을 갖고 전기를 공급하는 체제를 유지해왔다.

일본의 ‘역사적 전면적’ 전력시장 개방

일본은 전력시장 효율화 제고는 물론 가격 인하 차원뿐만 아니라 재해 발생 시에 안정적 전력 서비스를 위해 독점 체제를 종식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해져 전력 자유화의 단계적 플랜을 일관되게 추진해왔다.

일본은 여론의 추이를 살피면서 2000년부터 3단계 전력 자유화 조치를 시행해 왔는데, 제1단계로 2000년 3월에는 대규모 공장과 빌딩을 대상으로 전력 자유화에 나서 소매시장을 부분 개방했다. 이에 PPS(전력사업자 및 공급자)는 2000kW 이상의 초고압 수용가에게 전기를 판매하는 것이 허용됐다.

이어 2004년과 2005년에는 전력 자유화 대상을 중·소규모 공장과 슈퍼로까지 확대해 전력시장 상당 부문을 경쟁에 노출시켰다. 2004년 4월에는 500kW 이상의 수용가에게 판매가 가능하게 됐으며, 2005년 4월에는 50kW 이상의 수용가까지 소매시장이 개방됐다.

이렇듯 일본은 2000kW(2000년), 500kW(2004년), 50kW(2005년)까지 3단계 전력시장을 단계 개방하는 과정을 거쳤다. 전체 전력 판매량으로 따지면 62%에 달하는 시장이 자유화된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일반 가정 등 소규모 수용가에 해당되는 38%의 시장은 10개의 대형 전력회사가 각자의 지역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운영돼 왔다. 일본 전력시장은 그동안 최북단의 홋카이도부터 최남단의 오키나와까지 전국을 10개 지역으로 분할해 각 지역에서 하나의 전력회사가 전기를 공급하는 ‘지역 밀착형 독점제’를 구가하고 있었다.

또한 석유·가스 등 에너지 회사들이 자체 발전소를 건설해 자사 공장·빌딩에 전기를 공급하며 시장에 진입했지만 B2B 시장 특성상 기존 10개 전력사의 기득권에 도전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더욱이 실질적 전력시장 완전경쟁을 의미하는 일반 가정용 전기시장 자유화는 10개 전력사들의 강한 반발로 차일피일 미뤄졌다. 지역별로 독점적 이익을 취해왔던 일반 가정용 시장까지 진입장벽이 소멸될 경우 기존 고객의 이탈은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6년 4월부터 앞서 개방한 50㎾ 이상 고객 범위를 더 확대해 49㎾ 이하 저압 고객 시장까지 자유화 조치가 취해지면서 용량기준이 완전히 사라지고, 각 가정에서 자유롭게 전력사업자를 선택해 사용계약을 체결할 수 있게 됐다.

일반 가정용 전기 판매 영업에 기존 10개 전력사들 외에도 다른 사업자도 참여할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린 것이다. 소매 부문에 신규사업자가 들어오고, 전력업체와 서비스업체 경계가 허물어지는 등 시장 판도에 대지각 변동이 촉발된 것이다.

독점의 폐해 원전사고 이후 급부각

일본은 전후(戰後) 1951년 민영화된 도쿄전력과 주고쿠전력(ちゅうでん) 등 10개 전력발전회사가 지역별로 독점적 권한을 갖고 전기를 공급하는 체제를 유지해왔다. 지난 1990년대부터 전력시장을 자유화하기 위한 일본 정부의 시도가 3차례 정도 있었으나 전력회사의 강력한 반대와 정치적 압박으로 매번 전면적 개혁은 무위로 돌아갔다.

비록 외형상 민영화 구도이지만 비경쟁 독점체제이다 보니 전력요금이 지속 인상되는 것은 물론 단전 조치가 초래되는 등 수많은 문제점이 누적돼 왔다. 특히 일본은 지난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 이후 원자력 발전소 가동을 중단하면서 전기요금이 급상승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전력산업의 효율을 높인다는 취지에서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는 노력을 적극 기울여왔다.

일본의 전력 민영화 논의는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본격화됐다. 송전과 발전시장을 독점한 채 원전을 증설한 전력회사들의 문제점이 지난 2011년 3.11 대지진때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 이후 급부각 된다.

이 사고로 일본은 50기의 원전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심각한 전력난을 겪었다. 지역별 독점 때문에 여유 전력을 타 지역으로 보내지 못해 특정 지역에서 정전 사태가 속출하면서 전기요금이 폭등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전기요금이 가정용은 25%, 산업용은 38% 급상승하면서 기존 전력사업자에 대한 신뢰도가 땅에 떨어졌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 가동이 전면 중단되면서 특정 지역에서 정전 사태가 속출하면서 전기요금이 폭등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 가동이 전면 중단되면서 수입한 천연가스에 의존하는 전력 비중이 커졌다. 이로 인해 일본 전기요금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일본 정부가 2012년 자료를 기초로 발간한 백서에 따르면 일본 전기요금은 영국과 프랑스보다 비싼 건 물론이고 미국과 비교해도 2배 이상이 됐다.

지역 독점 폐해가 커지자 전력시장 자유화 압박이 거세졌고, 요금인하에 대한 요구가 비등했다. 이에 지난 2013년 4월 일본 정부는 전력소매시장 전면자유화 계획을 발표한 이후, 관련 법안 개정안이 2014년 6월 11일 일본 의회를 통과함으로써 지역별 독점 체제가 깨지면서 2016년 4월부터 일본의 가정과 소규모 상점, 사무실은 전력회사를 자율 선택할 수 있게 됐다.

각 지역을 독점하는 전력 회사 간 전력 교환 문제는 10개회사로 분리돼 있는 계통을 묶는 전국 단위의 광역계통운영기관(OCCTO)을 설립해 해소하면서 일본 정부가 소매시장 완전경쟁을 통해 요금인하를 유도하기로 한 결정이 드디어 최종 효력을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일본 전력시장의 전면적 자유화가 최종 종착역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2017년 4월에는 도시가스 소매시장도 전면 자유화돼 에너지업계의 자유화가 가속화될 조짐이 역력하다. 2018년에는 열에너지 부문까지 자유화할 구상을 그려놓고 있다. 2020년부터는 발전과 송전 분리를 의무화해 기존 10개 전력사는 송배전 사업을 분사해야 한다. 신규 사업자들이 보다 공정한 규정 하에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신규 사업자는 기존 10개 전력사의 인프라를 활용해 가정에 전력을 공급한다. 전기는 발전, 송배전, 판매 단계를 거쳐 가정에 공급되는데, 기존 10개 전력사가 송배전 인프라를 완벽히 구비한 상태이기 때문에 신규 시장 참여자는 이를 임차할 수밖에 없다.

일본 정부는 전기 소매사업 유형을 일반전기사업자나 신전력사업자에서 소매전기사업자로 일원화하면서 전력 안정성 의무를 부가하는 한편, 현행 신고제를 등록제로 바꿔 진입요건을 한층 강화했다.

시장 규모와 사업자 참여 현황

지난 2000년 대규모 수용가에 대한 소매시장이 자유화되고 2012년 청정에너지에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신규 업체 전력사업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하지만 시장 점유율은 매우 미미했다. 소강상태에 있던 시장은 2014년 시장 점유율 5%를 넘긴데 이어 2015년 7월에는 7.7%로 사상최고를 기록했다. 시장개방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민간 기업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소매시장 전면적 자유화로 10개 전력회사가 전력 판매를 독점하던 시대가 종언을 고하면서 수백 개 전력회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구조로 전력시장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다. 2015년 8월부터 사업자 등록신청을 받았는데 가정용 전력시장을 놓고 270개가 넘는 전력회사가 기존 전력회사에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고객을 뺏고 뺏기는 치열한 전쟁이 촉발된 것이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10대 전력사가 공급을 독점해온 가정과 소규모 상점은 38% 규모의 8500만곳, 시장 규모는 8조 엔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국 소비자 가정만 5735만호에 이른다. 현재 소프트뱅크가 참여한 통신시장(17조엔)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규모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외식 전문 대기업 와타미(和民), 주택 건설업체 미사와, 혼다자동차와 닛산자동차 등이 이 시장에 참여하기로 했다며 일본 경제산업성에 등록한 전력판매사가 2015년9월 106곳에서 최근 274곳으로 증가했다고 전한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소비자들은 전력공급 회사의 변경에 있어 최우선 요인으로 전기요금을 꼽았다. 이에 전통 전력사업자는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고객 이탈 방지에 총력전 태세이다. 일본 중부전력은 소상공인 법률 상담, 안심콜, 청소 등 기존 전력과는 무관한 서비스 사업까지 펼치고 나섰다.

노무라연구소는 현재보다 전기요금이 10% 인하되면 일반가정의 16%가 신규 기업으로 전력회사를 바꿀 것으로 전망한다. 기존 산업·업무용 전력시장에서 신규 사업자들은 최대 2~4% 정도 낮은 전기요금을 적용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미 소비자의 5%가 갈아타기를 신청했다”며, “이번 조처로 도쿄가스 등 에너지 회사, 석유회사, 해외의 자원 개발에 강점을 갖는 상사 등 다양한 신규 업체가 전력시장에 뛰어들어 전력의 판매 방법이 다양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다.

정유사업을 하는 JX니폰오일 앤 에너지는 도쿄전력보다 최대 10% 저렴한 전기 요금제를 내놓았다. 도쿄가스나 오사카가스 등은 이미 LNG나 화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곧바로 시장을 잠식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도쿄가스는 자체 패키지 상품 요금을 채택할 경우 3인 가구라면 연 2만엔은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있다. JX에너지 전력 단가는 도쿄전력보다 최대 14%나 저렴하다.

가스 분야에서는 시즈오카 가스&파워, 홋카이도가스 등의 기업이 도전장을 내민 가운데 기존 보유 고객망을 이용해 전기·가스 통합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석유 분야에서는 쇼와 셸 석유, 토넨 제너럴 석유 등 지명도는 높으나 전력 소매에 대한 경험이 적은 회사가 진입했다.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는 가나가와현 태양광발전 협회 등이 참여했으며, 태양광패널로 만든 전기를 주변 지역에 판매할 계획이다.

전력 사업과는 거리가 있지만 본업의 강점을 살려 틈새시장을 개척하는 곳도 있다. 마루베니 자회사인 아르테리아와 하세코 자회사 아네시스는 아파트 일괄 수전 서비스 사업을 내놓았다.
한국의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 보고서’는 지난 4월부터 전면 자유화된 전력 소매시장 마케팅에는 일본의 기존 전력기업과 신규 소매전력 판매사업자가 연계해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 새로운 전력요금 체제 등을 도입하여 고객 이탈방지 및 신규고객 확보를 위한 영업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전한다.

변화하는 시장에 부응하여 전력회사들은 2년 약정 할인 요금제도에서부터 야간할인 요금, 전기·통신 요금 통합 지불, 휴대폰을 이용한 요금 확인, 전기 사용량에 따른 포인트 제공 등 고객의 폭넓은 수요 패턴에 따라 다양한 요금제도를 출시했다.

각양각색의 기업들이 전력소매시장에 공세적으로 진입하자 일본의 메이저 전력회사들은 기존 고객을 유지하면서도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일본의 전자상거거래 업체이자 유력 통신업체인 소프트뱅크, 일본의 제2위의 민간 통신 회사인 KDDI 등 대형 통신 서비스 회사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간사이전력도 전력·통신 통합 판매를 시작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전기와 통신, 가스 등 이종서비스 간 결합상품이 등장한 가운데, 여기서 주목받고 있는 기존 전력업체 최강자는 도쿄전력이다. 지난 1951년 설립된 도쿄전력은 일본에서 최대의 전기 공급업체로 도쿄와 그 주변의 4천200만 주민에게 전력을 공급한다. 157개의 수력 발전소와 29개의 열 병합 발전소, 3개의 원자력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9년 기준으로 총 자산 13조2천39억엔·매출액 5조162억엔·순이익 1천337억엔·종업원 수 3만8천227명인 세계 4위의 일본 최대 전력회사다.

전면적인 전력 자유화로 도쿄전력은 안방인 도쿄 등 수도권을 사수하면서 오사카·나고야 등 다른 대도시에서 신규 고객을 모아야 한다.

도쿄전력은 2년 약정 시 최대 5% 요금인하 계획을 발표하는 등 맞대응에 들어간 가운데, 2015년 10월 7일 도교전력은 일본 유력 이동통신업체인 소프트뱅크와 통신 및 인터넷・전기 통합 판매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제휴를 시작했다는 보도자료를 낸바 있다.

도쿄전력이 가장 기대하는 것은 소프트뱅크의 막강한 영업망과 기존 고객들이다. 두 기업의 제휴는 분명 시너지 효과가 응당 기대된다. 동경전력은 최대의 전력공급력을 갖고 있지만 전국적 판매망이 없다. 도쿄전력은 소프트뱅크의 통신분야의 신규고객 발굴은 물론 기존고객 이탈을 방지하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그리고 소프트뱅크는 5000만명이나 되는 고객을 거느리는 통신업계의 ‘빅3’이다. 또한 소프트뱅크는 통신시장에서 초기 전력시장 진입과 강화 차원에서 단점을 극복하고 자사의 2만 6000여개 지점을 활용해 곧바로 고객 영업을 할 수 있으며, 도쿄전력이 오랫동안 쌓아온 전력사업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사장은 도쿄전력과의 천생연분 제휴는 이미 예견된 셈이 되었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사장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후폭풍우가 몰아치던 2012년 8월 ‘에스비파워’(SB Power)라는 신재생에너지 전력회사를 설립한 바 있다. 금번 도쿄전력과 소프트뱅크의 제휴 또한 자회사인 에스비파워가 그 주축이다.

에스비파워는 일본 각지에 10개의 태양광발전소를 만들었고, 홋카이도 등에 8개 발전소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소프트뱅크의 에스비파워는 2014년 태양광 전력 판매를 시작했다. 소프트뱅크는 계열사 에스비파워와 소프트뱅크텔레콤이 공동으로 전력을 판매하며 첫 공급처로 도쿄 등 간토(關東)지방 편의점과 광고 제작사 등 20여곳을 확보했다고 주요 외신이 전한다.
에스비파워는 2016년 4월 실시된 전력소매사업 전면 자유화에 대비, 일반 가정 등과의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한 일명 전진기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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