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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영화 같은 커피, 배큐엄 브루어(VACUUM BREWER)
김민선 기자  |  spencer62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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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0.08  20:4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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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고 있는 흔한 명칭은 사이폰이다. 이는 일본식 명칭으로 원래의 명칭은 배큐엄 브루어라 부른다. 연출력이 가장 좋은 커피 추출기구로써 사람을 붙잡아두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집중과 이목이 되는 추출 방법으로 군중을 모으는 커피라 할 수 있다. 과일 중에 수박이 군중을 끌어 모으는 힘이 있다면 커피 중에는 배큐엄 브루어 아닐까?

   
배큐엄 브루어(VACUUM BREWER)이 뿜어내는 커피 용암

플라스크에서 물이 끓을 때까지 기다리다가 유리로 이루어진 진공관을 통해서 커피를 순식간에 뿜어낸다. 찰나의 순간을 위해서 몇 분을 기다리는 자체가 너무나 매력적이다. 모습이 마치 화산을 뿜어내는 것 같다. 아름다운 갈색의 커피 용암을 마시는 것 같다.

물이 끓을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 동안은 계속 응시해야 한다. 그 시간 동안 움직일 수 없다라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라고 본다. 커피 때문에 움직일 수 없다. 얼마나 멋진 전제 조건인가?

물론 주문해서 먹으면 완성된 커피가 나오기만을 기다려서 마시면 되지만 나는 직접 만들어 먹는 것을 추천한다. 마치 과학실에 와서 실험하는 과학자가 될 수 있고 공간 안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 공간 안에 온전히 녹아 들어가기란 쉽지 않다. 배큐엄 브루어를 이용해 직접 커피를 끓이는 순간 내가 공간의 주인이 될 수 있다.

1840년 스코트랜드의 해양학자인 로버트 네이피어에 의해서 개발 된 방식으로 1842년 프랑스 바슈 부인에 의해서 오늘날 상하로 연결된 기구로 만들어 졌다. 이후 1924년에 일본의 고노에 의해 상품화가 되면서 사이폰이라는 상품명이 붙어 우리에게 친숙하게 알려졌다.

배큐엄 브루어의 구조를 살펴보면 상부 플라스크와 하부 플라스크로 이루어져있다. 연출 효과를 위해 일반적으로 유리로 만들어져 있다. 위치가 낮은 곳의 액체를 높은 곳으로 끌어올렸다가 다시 떨어뜨리는 “유하” 현상을 만드는 것이다. 하단 플라스크의 물이 끓으면 관을 일시적으로 진공상태가 되고 물이 관을 타고 올라가 원두와 접촉한 뒤 커피를 추출하기 시작한다. 아래의 불을 제거하면 커피가 하단으로 떨어지는데 이때 필터로 가루를 걸러내서 깔끔하게 마실 수 있다.

플라스크를 가열하는 열원은 알코올 램프, 할로겐 램프, 가스스토브를 이용한다.

배큐엄 브루어의 장점은 물이 올라갔다가 내려오면서 뿜어내는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가 있고 향기가 뛰어나다는 점이다. 단점은 추출 시간이 길어지면 과다한 열에 의해 쓴 맛이 강해지고 유리이기 때문에 꺠지기 쉽고 준비과정이나 청결유지가 번거롭고 손이 많이 간다는 단점이 있다

 

이제 한편의 단편영화 같은 스토리를 지닌 .추출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1. 스탠드에 하부 플라스크를 떨어지지 않도록 나사를 돌려 장착한다.

2. 상부 로드에 필터를 넣고 체인을 꽉 잡고 당겨서 끝의 클립을 진공관에 걸어준다. 이때 생각보다 힘을 주어서 당겨야 한다. 스프링 뭉치가 바깥쪽으로 나오게 되면 결합 시 플라스크가 파손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안쪽으로 향하도록 장착해야 한다. 또한 필터의 위치가 로드의 중심에 맞도록 조절한다

3. 상부 로드에 커피를 넣고 하부 플라스크에 물을 넣는다. 로드에 분쇄된 커피가루를 넣고 수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조절(Levelling)해야 한다. 이는 물과 커피가루가 균일하게 접촉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4. 상부 로드를 비스듬하게 걸치고 하부 플라스크에 열을 가열한다. 가열시 열원이 너무 강하거나 오랜 시간 가열하면 플라스크가 파열될 수도 있고, 기압이 강하게 생성되면서 로드로 빨려가는 힘 역시 강해져서 물이 자연적으로 올라가는 ‘자연교반’이 일어날 수 있다. ‘자연교반’이 이뤄지면 추출이 일정하게 되지 않아서 맛이 깨지고, 과다추출이 되기 쉽다. 커피의 맛과 안전을 위해 적정한 온도로 가열 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인다.

그렇다면 내부 온도는 과연 얼마나 될까? 이때는 플라스크 내에서 발생하는 기포를 관찰하면 된다. 85~95℃ 사이에서 기포가 생성되면서 수증기가 발생한다. 물의 온도가 100℃ 가까이 올라가면 기포 생성이 보다 빠르고 스프링이 격하게 떨리면서 소리를 낸다.

5. 물이 보글보글 끓어 오르면 상부 로드를 하부에 장착한다. 기포가 빠르게 끓어오르는 시점(약 100℃)이 되는 동시에 로드의 수평을 잘 맞춰서 플라스크와 결합한다. 그러면 플라스크 내의 압력이 올라가면서 유리관을 통해 물이 빨려 올라간다.

6. 물이 끝까지 올라오면 사이폰 스틱을 이용해 저어준다. 너무 오래 끓이면 쓴맛이 강하기 때문에 1분정도 저어 주는 것이 좋다. 올라간 물이 커피가루를 적시기 시작하면 사이폰 스틱을 이용해 ‘교반’을 시작한다. 이는 커피가루와 물을 잘 섞어주는 과정으로 바깥부터 안쪽으로 긁어내듯 고르게 적셔준다. 11자로 저으면 균일하게 섞인다고 한다. 1분정도 되면 천천히 원을 그리면서 부드럽게 스틱을 빼낸다. (TIP! 더 진한 맛을 원한다면 1분 이상 우리거나 불을 끄기 직전에 2차 교반을 하면 된다.)

7. 이제 열원을 제거하고 하부 플라스크로 커피가 모두 내려올 때까지 기다린다. 끝까지 내려오면 소리를 내며 거품을 뿜어낸다. 제대로 된 교반은 거품이 조밀하고 일정하며, 가운데가 볼록하게 솟은 돔 형태를 지니고 있고, 잘못된 교반은 불규칙한 크기의 거품이 형성되며, 표면 역시 울퉁불퉁하다.

8. 추출이 완료되면 상부로드를 분리하고 스탠드 채로 따라 마신다. 추출 종료 후에 매우 뜨거우니 조심하도록 한다.,

 

배큐엄 브루어를 관리 시 주의할 점

재질이 유리로 되어있기 때문에 관리할 때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전체가 유리로 되어 있다 보니 진공관 부분이 충격에 예민하고 플라스크의 외부에 물기가 있는 상태에서 가열할 경우 온도의 변화가 급격하여 깨질 위험이 많다. 그래서 항상 가열하기 전에 마른 행주 등을 이용하여 외부의 물기를 제거하고 가열해야 한다. 이것만 지킨다면 아름다운 커피를 계속 즐길 수가 있다.

 

사람들이 술자리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술을 마시면 조금 더 진실 된 모습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이다. 배큐엄 브루어는 이런 역할을 수행한다. 투명한 유리 안에서 물이 끓어 오르는 동안 사람들은 한마디씩 꺼내기 시작한다. 물이 끓어오르는 동안 공기의 흐름이 바뀐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커피를 기다린다. 기다리는 동안 시간이 지루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딱히 없다. 혼자서 즐길 땐 사색을 할 수 있다. 흔히 배큐엄 브루어는 연출력이 뛰어난 커피라 말한다. 나는 영화 같은 커피라 생각한다. 커피를 마시는 시간 안에 사람들의 진심과 이야기를 담아내는 아름다운 커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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