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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 20년 만에 청와대 직접 개입은 처음문 대통령이 던지고, 조 수석이 토스한 ‘공’은 국회로
특별취재팀 기자  |  koreaprtv@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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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23  11: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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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국정원은 대공수사권 이관, 검찰은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신설, 경찰은 안보수사처 신설 등을 통해 주요 권력기관을 개혁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14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발표한 '문재인 정부 권력기관 개혁방안'에 따르면, 경찰은 검찰과 수사권을 조정하고, 국정원으로부터 대공수사권을 이관받은 뒤 가칭 '안보수사처'를 신설한다. 국가치안 경비와 정보 수집을 담당하는 '일반 경찰'과 1차 수사를 담당하는 '수사 경찰', 대공 수사를 전담하는 안보수사처로 분리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자치경찰제, 수사경찰과 행정경찰 분리, 경찰위원회 실질화 등 경찰 권한 분산과 견제통제장치 마련을 통해 경찰 비대화 우려를 불식할 계획이다. 자치경찰에는 지역 치안, 경비, 정보수집뿐만 아니라 성폭력이나 가정폭력 등에 한해 수사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한다. 청와대는 "경찰은 전국에 걸쳐 10만 이상의 인원으로 수사권은 물론 정보, 경비, 경호 등 치안에 관한 광범위한 권한을 갖고 있고, 대공수사권까지 이관될 예정으로 방대한 조직과 거대기능이 국민들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개혁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안보수사처 신설, 수사경찰, 자치경찰제, 경찰위원회 실질화

-국회 사개특위 본궤도- 쟁점 놓고 ‘여∙야’ 극한 대립 불가피

-검경 수사권 조정, 공수처 신설, 법무부의 탈검찰화

 청와대가 발표한 '문재인 정부 권력기관 개혁방안'에 따르면, 국정원의 경우 기관명을 '대외안보정보원'으로 바꾸고, 대공수사권도 경찰로 이관한다. 국내정치 수집과 대공수사에서는 완전히 손을 떼고 대북·해외정보 수집에만 전념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국민과 국가를 위한 최고 수준의 전문정보기관"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청와대는 "국정원은 국내외 정보수집권에 대공수사권, 모든 정보기관들을 아우를 수 있는 기획조정권한까지 보유, 이를 악용해 선거에 개입하고, 정치인·지식인·종교인·연예인 등을 상대로 광범위한 사찰을 감행하고, 거액의 특수활동비를 상납하는 등의 불법을 저질러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 권력기관 개혁방안을 발표하는 조국 민정수석

 검찰의 경우 기소독점권, 직접수사권, 경찰 수사 지휘권 등 거대권한을 수사권 조정과 직접수사 축소 등으로 분산시키고, 검사를 포함한 고위공직자 수사는 신설되는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로 이관한다. 검찰의 직접수사는 경제·금융 등 특수수사에 한정하고, 검사 수사의 경우 공수처가 신설되기 이전에는 경찰에서 수사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이와 함께 '법무부의 탈검찰화'도 점차 확대한다. 이미 법무부의 법무실장과 출입국본부장, 인권국장 3개 직위에 비검사를 보임했고, 향후 기존 검사장 직위인 범죄예방정책국장과 평검사 직위 10여 개도 외부 인사들에게 개방할 계획이다.

이러한 구상은 "기소 독점권, 직접수사권, 경찰 수사 지휘권, 형의 집행권 등 집중된 거대 권한이 제대로 통제되지 않아 검찰이 정치 권력의 이해 내지 자신들이 기득권 유지를 위해 검찰권을 악용해왔다"라는 판단에 기초해 있다.

 1998년 학계와 정치권에서 처음 논의, 노무현 정권 당시 검찰과 경찰 첨예한 대립

특히, 조국 민정 수석이 발표한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안은 이 논의가 이뤄진지 20년 만에 청와대가 처음 개입한 것이다. 역대 정부는 그동안 검경 수사권 조정을 시도했다. 주 내용은 검찰의 힘 빼기다. 수사 개시권을 현실에 맞게 경찰로 넘기고, 검찰의 기소독점주의를 분산하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의 거센 반발로 역대 정권의 검경 수사권 조정은 용두사미로 끝났다. 문재인 정권처럼 청와대가 직접 개입하지 못했다. 실제 1998년 학계와 정치권에서 경찰 수사권 독립 논의가 이뤄졌지만, 진전이 없었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4~2005년 검찰과 경찰은 수사권 조정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한다. 경찰은 수사권 독립을, 검찰은 수사권 조정이라며 기존보다 더 강력한 경찰 지휘권을 내놓는다. 그러나, 노무현 정권의 검찰 개혁은 대선자금 수사와 수사권 독립의 주창자였던 허준영 당시 경찰청장의 낙마로 논란만 일으킨 채 아무 성과 없이 끝났다. 이후 2011년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가 경찰의 독자적 수사 개시권을 명시한 형사소송법 개정을 추진하자 검찰의 반발은 거셌으며, 법안이 통과되자 김준규 당시 검찰총장은 수사권 조정 논란에 책임지겠다며 사퇴했다.

그런데, 이번에 청와대가 던진 공은 과거의 구종과는 다르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개혁안은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 개정안에 따르면 1차 수사는 경찰이 하도록 했다. 경찰에게 수사권을 이관, 사건 수사를 할 수 있고, 검찰에 송치하는 것도 경찰 몫이다. 경찰이 기소의견 등을 담아 검찰에 보낼 수 있다는 얘기다. 검찰이 맡을 2차 수사는 보충 수사다. 사법경찰관 등이 송치한 사건을 비롯해 불기소로 종결된 사건 중 사건관계인의 이의제기가 있는 사건을 추가로 수사하거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대범죄(부패범죄, 경제범죄, 선거범죄, 강력범죄) 등을 검찰이 맡게 된다는 것이다. 조국 수석은 “수사 지휘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예민하기 때문에 각 부처 검경은 물론이고 행안부, 법무부 장관들 논의해 일정 절차 논의할 것”이라며 “사개특위(사법개정특별위원회)에서 수사지휘권 단어를 유지할지, 범위를 어떻게 설정할지 논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형사소송법도 대대적인 변화를 맞게 된다.

 현행 형소법 제196조에 따르면 ‘수사관, 경무관, 총경, 경정, 경감, 경위는 사법경찰관으로서 모든 수사에 관하여 검사의 지휘를 받는다’고 명시돼 있다. 때문에 1차 수사만큼은 검사의 지휘를 받지 않아도 할 수 있도록 경찰에 지휘권이 새롭게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로선 경찰수사권을 검사의 지휘·감독권으로부터 독립시켜야 한다는 ‘경찰수사권 독립론’이 구축되는 셈이다.

경찰의 숙원인 경찰수사권 독립론의 핵심은 검사의 사법경찰관리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없애고, 판사에 대한 경찰의 영장청구권을 인정해야 하는 게 골자다. 다만, 영장청구권 등을 경찰이 갖기는 어려워 보인다.

 청와대는 왜 14일 개혁안을 발표했을까?

 청와대가 개혁안을 발표한 14일이 고 박종철 열사 31주기가 되는 날이란 것도 주목해야 한다. 전날 경찰 수뇌부는 과거 남영동 안가를 직접 방문해 고 박종철 열사를 추모했다. 결국 이 개혁안은 그동안 학계와 정치권에서 꾸준히 논의돼 왔던 것을 종합 정리한 것으로, 영화 '1987' 흥행과 박종철 열사 31주기가 개혁안 발표 시기와 관련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노컷뉴스 안성용 기자는 이와 관련 “영화 '1987'에는 검찰, 경찰, 국정원이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고 정권 보위를 위해 충성하는 모습이 잘 그려졌는데, 마침 14일이 박종철 열사 31주기되는 날이었다.”라며 발표 일시에 비중감을 뒀다. 청와대 발표 이틀 후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정원 특활비와 다스를 앞세워 자신에게 향하는 칼날을 정치적 보복이라고 반격을 가한 것도 그냥 넘길 일은 아닐 것이다.

   
정성호 위원장 등 사개특위 여야 간사들이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첫 전체회의를 마친 뒤 손을 잡고 있다. 국민의당 간사 송기석(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간사 박범계 의원·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위원장, 자유한국당 간사 장제원 의원.

 청와대, 정부, 여당의 공수처 드라이브에 한국당 반대, 국민의당 "독립성이 핵심"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 필요성엔 여.야 공감대

 국회 사법개혁특위(사개특위)는 청와대 발표 이틀 전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지난12일 위원장과 간사 선임을 끝낸 사개특위는 조국수석의 발표 이후 사법개혁 방안 도출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사법개혁을 야당이 견제하는 구도가 형성된 만큼 사개특위에서도 핵심 쟁점을 놓고 여야 간 불꽃 튀는 공방이 예상된다.

앞으로 사개특위는 법원·법조·경찰개혁소위와 검찰개혁소위로 나뉘어 분야별로 개혁 방안을 논의한다. 최대쟁점인 공수처 신설과 검경 수사권 조정은 모두 검찰개혁소위에서 다루게 된다. 공수처법은 현재 법사위 소위에 계류돼 있는 상태다.

사개특위 민주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작년에 발의한 공수처법이 법사위에 계류돼 있는데 최대한 야당을 설득하고 타협할 것은 타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당은 공수처 설치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차 확인하며 결사 저지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했다. 국민의당은 공수처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야당 추천 인사가 처장을 맡아야 하는 등 독립성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비해 수사권 독립과 경찰의 권한 강화에는 여야가 어느정도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 다만 시기상 아직은 이른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한국당 장제원 간사는 "궁극적으로는 검경 수사권 분리로 가야 한다고 보지만 현재의 경찰이 그런 능력과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을 갖추고 있는지부터 들여다봐야 한다"며 "본질적인 측면에서는 수사권 분리가 옳다고 보지만 현실적으로 지금 시점이 맞느냐는 부분에 대해서는 살펴볼 문제"라고 설명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조국 민정수석이 사법고시에 떨어진 한풀이를 한다며 청와대 개혁안을 비하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여야는 현재 검경 수사권 조정 방안을 다룰 때 경찰 내부의 문제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어 향후 논의 과정이 주목된다. 사개특위 관계자는 "수사권 조정을 반대할 사람이 없어 논의가 잘 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으나 사안별로 각양각색의 의견이 있어 오히려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기는 더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20년만의 청와대 발(發) 검경 수사권 조정, 청와대가 직접 개입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수사권 조정의 분위기는 무르익어가고 있다. 과연 경찰의 오랜 숙원이 풀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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