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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클럽’이 장악한 장안동 환락가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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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02.09  22:4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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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희롱하는 첨단 매춘 시스템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장안동 유흥가는 북창동과 더불어 ‘밤문화’의 대표적인 상징이다. 전통적으로 이곳은 ‘퇴폐 이발소’가 성행했다. 밤 거리 곳곳을 바쁘게 돌아가는 삼색원통이 장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9·23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장안동에도 상당한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경찰과 집창촌이 단속과 시위로 정신없이 뒤엉켜 있을 때 이곳 환락가는 조용히 업태를 바꿔가며 나름대로의 대비책을 꾀했던 것이다.

풍속탐험대의 취재 결과, 오늘날 장안동은 이른바 ‘2차 문화의 메카’로 새롭게 자리잡고 있었다. 이발소와 휴게텔 간판은 어느새 내려지고 ‘2차 클럽’들이 장안동을 장악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상당수 업소들은 ‘백마’에 대한 환상을 자극하며 러시아 여성들의 매매춘도 노골적으로 부추기고 있었다.

현재 장안동 밤거리의 유흥 코드는 ‘원스톱’(One-Stop)이다. 기존의 룸살롱들이 쉬쉬하며 암묵적으로 성매매를 알선하고 있는 반면 ‘장안동 업소’들은 아예 대놓고 ‘2차’를 어필하고 있었다. 장안동 거리에서 만난 한 호객꾼은 “늦은 밤에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하는 것보다 아예 화끈하게 한 곳에서 해결하는 게 어떠냐”면서 “가격 면에서도 그 편이 훨씬 이득”이라며 노골적으로 유혹했다.

이와 같은 2차 전용 업소들을 흔히 이곳에서는 ‘2차 클럽’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겉모양은 단란주점이나 일반 룸살롱과 다를 바가 없었다. 하지만 실제 시스템에서는 상당히 달랐다. 기자는 신분을 밝히고 한 업소의 업주와 어렵사리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장안동 속칭 '2차 클럽'

이와 같은 2차 전용 업소들을 흔히 이곳에서는 ‘2차 클럽’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겉모양은 단란주점이나 일반 룸살롱과 다를 바가 없었다. 하지만 실제 시스템에서는 상당히 달랐다. 기자는 신분을 밝히고 한 업소의 업주와 어렵사리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는 “이곳에서는 술집 근처에 바로 모텔이 들어서 있다. 이곳저곳 들르는 번거로운 과정 없이 곧바로 ‘일’을 끝낼 수 있도록 한 일종의 배려(?)인 셈”이라며 “심지어는 한 건물의 지하는 2차 클럽, 지상은 모텔인 곳들도 있다”고 말했다. 지하에서 술을 마신 뒤 파트너와 함께 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객실로 올라가는 구조라는 것이다. 술보다는 2차가 더욱 우선시되는 이곳 업소들의 단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주대와 2차 비용이 상당히 저렴하다는 것. 장안동에서 만난 또 다른 호객꾼은 “이곳 장안동은 술을 많이 먹을수록 주대가 점점 저렴해진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술은 많이 먹을수록 ‘이익’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남성들은 아예 2차를 염두에 두고 이곳을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나치게 과다한 술을 먹지는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곳 업소들의 ‘풀코스’ 가격은 1인당 40만원 선이었다. 어찌 보면 강남의 룸살롱 술값과 비슷한 수준. 하지만 룸살롱은 2차 비용이 별도이기 때문에 장안동 2차 클럽이 가격 면에서는 경쟁력을 갖췄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노래방 서비스 등은 기본적으로 무료로 제공된다고 한다.

최근 뚜렷해진 장안동의 또 다른 특징은 이곳에서 접대부로 일하는 여성들의 연령층이 점차 어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예전 장안동에서 활성화됐던 퇴폐 이발소의 경우 30대 이상의 여성들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20대 초중반의 젊은 여성들이 장안동 밤거리를 완전히 ‘장악’했다고 한다. 한 업주는 “집창촌 등의 폐쇄로 갈 곳이 없어진 여성들이 이곳으로 많이 몰려들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로 기자가 만난 2차 전용업소의 한 아가씨는 “원래는 용산(집창촌)에서 일했는데 단속 때문에 이곳으로 건너왔다”며 “2차 업소가 일하기에는 한결 편한 편이다”고 말했다. 그녀는 “요즘 ‘아가씨’들은 수입이 좀 낮더라도 일을 편하게 하길 원하는 경우가 많다”며 “용산에서 일할 때보다 수입은 절반 정도로 줄었지만 술을 많이 안 마셔도 되고, 낮시간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좋다”고 덧붙였다.

기자는 소문으로 전해진 ‘러시아걸’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호객꾼들은 “러시아걸을 원하면 얼마든지 불러줄 수 있다”는 식이었다. 하지만 실제 러시아 여성들에 대한 인기는 소문에 비해 그다지 높지 않은 듯했다.

장안동의 한 2차 클럽에서 러시아 여성을 불러 술을 마셨다는 직장인 김아무개씨(35)는 “일단 대화가 통하지 않으니까 술자리가 무척 지루하다. 간단한 영어나 바디랭귀지로 표현하는 게 전부이다 보니 러시아걸에 대한 환상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또 무척이나 피곤한 기색이 역력해 말을 걸기조차 미안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또 다른 직장인 최아무개씨(33) 역시 “사실 2차를 한다고 하더라도 일단 술자리에서 서로 스킨십도 하면서 친근해져야 하는데 도대체 말이 통하지 않다보니 오히려 술자리가 어색해지고 맥이 빠지는 경우가 있었다. 이후론 절대 러시아 여성을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환락과 욕망이 어우러진 장안동 밤거리를 돌아다니면서 기자는 한 가지 의문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성매매 금지법이 시퍼렇게 살아 있는 상태에서 과연 이곳 업소들은 어떻게 이처럼 노골적으로 ‘2차’를 내세울 수 있을까 하는 점이었다.

이에 대해 한 업주는 대뜸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아무리 경찰병력이 남아돈다 한들 이곳 장안동 전부를 일일이 헤집고 다닐 수는 없을 것”이라며 “9·23 당시와 같은 대대적인 단속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이 업주는 “우리도 나름대로 아는 사람들도 많고…”라며 말꼬리를 흐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호언과는 사뭇 다르게 이곳 업주들은 이미 경찰의 단속에 대비해 철저히 ‘사전준비’를 해놓은 것 같았다. 상당수 업소의 경우 입구에 CCTV를 설치해 놓았고, 룸 내부에선 경고등이 설치된 모습도 눈에 띄었다.

물론 유사시 뒤쪽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퇴로’도 확보돼 있다는 것이 한 호객꾼의 귀띔이었다. 영업시간 중에는 파수꾼이 한시도 자리를 뜨지 않고 CCTV를 관찰하고 ‘일’이 벌어지면 즉각 전 룸으로 경고를 보내 피신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놓았다는 것.

서울 ‘장안동’은 끊임없이 변해가는 향락문화의 생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소다. 이발소에서 휴게텔로, 그리고 다시 2차 전용업소로 발빠르게 변신하는 이곳 업소들의 모습에서 우리시대 유흥가의 성풍속도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벌이고 있는 ‘성매매와의 전쟁’은 적어도 이곳 장안동 일대에서만큼은 ‘휴전중’인 것 같았다.|제공|헤이맨뉴스

일요저널 기자 ilyo@ilyo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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