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구원투수 강희태 등판에도 반응은 냉랭

김영호 기자 / 기사승인 : 2020-01-06 14: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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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임원인사 통해 대규모 인적쇄신 단행했지만 큰 변화 없을 것으로 전망

오프라인 채널 실적부진, 이커머스 사업 등 과제 산적, ‘롯데만의 색깔이 없는 점’도 문제

[일요저널 = 김영호 기자] 지난해 12월 이뤄진 2020년 롯데 임원인사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단연 강희태 롯데백화점 사장의 유통BU(Business Unit)장 발탁이었다. 올해 강 BU장이 ‘유통명가’의 명성을 되찾을 지 기대가 모아지는 가운데 업계와 투자업계 일각에서는 “기대감이 없다”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19일 ‘2020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50여 개 계열사 임원 180여 명을 물갈이하면서 유통부문을 총괄하는 유통BU장에 강희태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임명했다. 강 신임 BU장은 롯데쇼핑의 통합 대표이사직도 수행한다. 기존 롯데쇼핑 산하 사업부문은 각자 대표체제로 운영됐지만 이번 정기인사에서 조직개편을 단행, ‘원톱’ 대표이사 체제로 바뀌었다.

 

통상 그룹의 정기임원 인사는 다음해 해당 그룹의 경영전략을 포함한 사업 방향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번 롯데그룹의 인사 개편을 두고 업계엔 실망스럽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반전을 꾀할 수 있는 인사를 기대했는데 남아 있던 기대감마저 잃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한 증권사 유통 담당 연구원은 "대규모 인적 쇄신을 단행했지만 외부인사 수혈 등 특별한 부분이 없는 데다 내부적으로 약간 슬림화만 된 수준이라 회사에 큰 변화를 가져올 거라 보지 않는다"며 "변화가 필요한 시기에 적합한 기회를 놓쳤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유통 담당 연구원은 "기존 각 사업부 대표를 없애고 강희태 부회장에게 그룹 유통 총괄을 맡겼다는 것은 앞으로 발생할 결과에 대한 공과를 모두 지우겠다는 것"이라면서 "결국 이번 인사는 신동빈 회장이 리스크를 지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롯데그룹의 핵심 사업인 유통 부문은 오프라인 채널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2020년 3월 출범할 롯데 이커머스 플랫폼 구축 준비가 겹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롯데그룹 유통BU 핵심인 롯데쇼핑은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하면서 성장이 정체된데다 영업이익은 '어닝 쇼크' 수준으로 감소했다.

 

뒤늦게 롯데는 온라인 비중을 늘리면서 트렌드를 따라가려 노력하고 있지만 온라인 사업은 마진율이 낮은 데다 마진율 높은 오프라인 사업은 오히려 매출 성장률이 역신장하고 있어 그룹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오프라인 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인 ‘높은 임차료’ 등 고정비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점포 일부를 유동화하는 시도를 하긴 했지만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대형마트 임차면적을 늘리면서 임대차 점포로 재임차를 두는 식으로 수익 대안을 냈지만 임대비용이 추가 발생한 데다 수익성 낮은 점포 정리도 매장면적 및 인력 효율화 수준에 그친다는 평을 받는다.

 

그나마 변화를 기대해 볼만한 이커머스 사업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023년 이커머스 시장 규모가 200조 원에 달하는 등 앞으로도 성장가도를 달릴 것으로 전망되지만 업계 전체가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어 수익성은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확실한 1위가 없는 이커머스 업계의 과도한 출혈경쟁이 원인인데, 지금까지 롯데가 구상하고 있는 온라인 사업 밑그림도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롯데쇼핑 전체 실적을 견인했던 백화점도 올해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지난해 백화점이 어느 정도 선방했지만 시장 기대치엔 미치지 못한 수준"이라며 "지난 3년간 백화점에서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이익을 방어해왔지만 올해까지 지속되긴 어렵다. 특히 경쟁사 대비 비수도권 점포의 비중이 높아 주력 캐시카우가 될 명품 비중은 경쟁사인 신세계를 따라잡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은 ‘롯데만의 색깔이 없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기대치를 훨씬 하회한 것도 악재지만 롯데 만의 경쟁력 있는 사업이 하나도 없는 건 문제”라며 “신선식품은 이마트의 SSG닷컴, 배송은 쿠팡, 최저가는 티몬, 명품은 신세계백화점 등 각자 강한 섹터가 하나쯤은 있지만 롯데엔 이렇다 할 강점이 없다.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 굳이 롯데를 선택할 이유가 없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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