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광장] 북핵(北核), 그보다 두려운 것들

남해진 논설주간 / 기사승인 : 2019-03-10 14: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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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해진 논설주간

[일요주간 = 남해진 논설주간]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회담이 결렬된 지 열흘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해석과 의미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북·미 양국 모두 생산적 회담으로 평가한다.”라고 한 외교부 조현 1차관의 발언이 여권의 분위기를 대변하는 것 같다. 이에 반해 야권에서는 무슨 생뚱맞은 잠꼬대냐 하는 반응이다.

시속 68km 느린 속도로 장장 4,800여km 중국 대륙을 전용 열차로 남행한 김정은의 전무후무한 역사적 행보는 2차 회담 결과와 상관없이 압권이었다.
그러나 그런 허세와 호기를 앞세우면서 달랑 영변 핵시설 파기 하나를 들고 비핵화 관련 경제적 제재 전면 해제를 요구하며 노회한 트럼프와 협상에 맞섰다면, 아직 경륜이 부족한 철부지에 불과하다 할 것이다. 전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초강대국 미국이 힘의 논리에서 북한과 김정은을 전혀 대등한 상대로 인식하지 않기 때문이다.

2차 회담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와중에도 북한은 동창리 발사장의 재건과 평양 인근 산음동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조립장을 가동하였고 이의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비핵화에 관한 북한의 주장을 옹호하고 동조하면서, 북한 제재의 해제를 위해 외유 중에도 문 대통령은 동분서주했다.

2차 회담 결렬 후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간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문 대통령에게 언급하였다. 중재해 달라는 뜻이라고 확대해석하지만, 한·미 조율 없이 앞서 서두르는 우리 정부의 남북경협 진행이나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강한 경고성 발언의 의미로도 행간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문 정부 출범 초기의 사드 배치 문제 충돌에서부터 한·미 공조는 금이 가기 시작하였고, 키 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 등 대부분 한·미 연합훈련이 중지 내지 폐지되었다. 미국은 1년 단위 계약으로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여 1조 389억에 체결하였으며, 괌과 오키나와에 있는 전략자산 운용에도 그 비용을 우리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이미 한국은 미국의 동맹이 아니라고 일본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이는 주한 미군 감축 및 철수로 이어질 수 있으며 아시아의 새로운 군사적 질서를 초래하게 될 것을 의미한다. 70년 한미동맹이 끈 떨어진 연처럼 통째로 흔들리고 있다.

운전자 역할을 하겠다고 여러 차례 문 대통령은 공언 해왔지만, 동북아 새 질서에 우리 정부나 대통령이 운전자나 중재자가 될 수 있을 것인가. 회의적이다. 국제 질서는 힘의 논리와 신뢰의 관계에서 정립되기 때문이다.
대북문제를 두고 문 정부 들어 엇박자로 진행된 한·미 관계이다. 이미 금이 간 한·미동맹에서 트럼프가 고운 시선으로 봐 줄 리 없고, 일본과의 외교 마찰이 심상찮은 마당에 일제 청산을 내세우고 날을 세우며 대치한 상황이다. 눈치를 보며 중국에 선린의 손을 내밀지만, 중국은 관심 밖이다. 핵과 ICBM 개발로 오만해진 김정은 역시 화해의 애드벌룬만 띄우고 리모컨을 누르며 우리 정부에 손만 벌릴 뿐 상응한 그 반대급부는 없다.

비핵화든 핵 보유 형태이든 핵 균형 없이는 오롯한 독립을 구가(謳歌)할 수도 향유(享有)할 수도 없는 우리 처지이다. 북한 비핵화에 매몰되어 ‘북한 달래기’에 여념이 없는 정부, 북한을 향해 맴도는 ‘북한 바라기’ 정부, 외교에서 ‘낙동강 오리 알’ 된 정부가 무슨 힘으로 운전자가 되고 무슨 신뢰로 중재자가 될 수 있는가.

‘적폐 청산’, 이제 국민에게는 지겹고도 혐오스러운 용어가 되었다. 법도 있고 여론도 있고 국민의 눈도 있지만, 이 정부는 그들의 잣대와 가치에 반하면 가차 없이 모두 적폐로 몰고 있고, 스스로 이율배반적 적폐를 재생산하며 시나브로 충실히 쌓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통치 철학이라는 것이 헌법 가치 위에 있고 대통령 한마디로 여과 없이 곧바로 효력을 발생시키는 무소불위의 정권이다. 삼권분립이 존재하기는 하는가. 운동권과 민노총이 득세하고 좌파 집단이 창궐하면서 민생과 경제는 어디 가고 온 나라 가 정권의 칼춤 판, 한풀이 난장판이 되었다.

천지가 미세먼지로 숨이 막히는데도 탈원전 정책을 고집하며, 주민의 결사반대에도 4대강 보 철거를 강행하고 있다. 나라 경제가 곤두박질치고 실업자가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소득주도성장 정책과 최저임금제를 고집하며 고수하고 있다.
무작정 전 정권 지우기, 대기업을 해체하고 억누르기, 언밸런스 좌편향 교육정책, 편 가르기와 코드·회전문 인사, 국민 혈세를 마구 퍼대는 포퓰리즘 복지정책······. 사회주의·전체주의로 가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초미세 먼지보다 더 숨 막히게 하는 ‘막무가내 정부’, ‘청와(靑蛙) 정부’ ‘외눈박이 정부’의 정치 환경 속에서 국민은 오늘도 허탈해하고 있다.

“저는 이상주의자입니다. 젊었을 때 있다고 믿었던 무지개가 없다는 것을 잘 알지만 계속해서 철없이 무지개를 좇는 소년으로 살고 싶습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고집하며 나라 경제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은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고려대 교수직 퇴임사이다. 문재인 정부의 안보와 경제 그리고 외교가 이런 몽유적 환상에 갇힌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20년, 50년 집권? 나라 말아먹고 거덜 낼 소리, 어림 반 푼어치도 안 되는 소리! 그래도 이 정권이 그런 야무진 꿈이라도 꾼다면, 점령군의 완장을 벗고 국민의 눈높이로 국민 속으로 들어가라.

지나치면 반드시 탈이 나는 법. 오로지 나만이 지선(至善)이고 정의라는 이분법적인 사고와 오만, ‘아니면 말고’ 식 오기의 정치는 지양되어야 한다. 골 깊은 적폐 청산, 반드시 또 다른 적폐 청산을 부르게 마련이다. 정반합으로 진행된다면, 자살과 투옥으로 점철된 불행한 역사가 또다시 도래하고 반복될 것이다. 이제 멈춰야 한다. 분명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 남해진 논설주간 프로필

* (현) 한국도심연구소 / 소장

* (현) 박정희 대통령 현창사업회 /회장

* (현) 정수진흥회 수석부회장

* (전) 김범일 대구시장 정책협력 보좌관

* (전) 자민련 부대변인, 대구시당 대변인

* (전) 한나라당 대구시당 수석부대변인

* (전) 바른미래당 대구시당 / 수석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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