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IN] 짜고 치는 고스톱

최철원 논설위원 / 기사승인 : 2019-03-11 16:4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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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철원 논설위원

[일요주간 = 최철원 논설위원] 정부가 4대강 보 해체 이유를 오염된 강물의 수질생태 개선에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필자 눈에 비친 수질오염의 주요 원인 중 한 가지가 보 설치로 물길을 막은 것도 있지만, 더욱 근본적인 것은 산업화에 따른 폐수 무단방류와 생활하수가 더 큰 원인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정부 여당은 마치 보 건설이 애초 잘못된 것처럼 자기들만의 논리로 확대 해석, 보 철거라는 한 목소리 내고 있다. 정부·여당은 보 해체 문제를 국민과 야당을 상대로 짜고 치는 고스톱 게임 하듯 진행을 하고 있다.

옛날부터 인간의 문명은 강물이 흐르는 곳에서 발전하였다. 그 강은 무심히 흐르는데 인간들이 강에 삽질을 하고 있다. 4대 강에 첫 번째 삽질한 이명박 전 대통령은 보 건설의 목적을 가뭄에 대비한 담수로 농업용수, 식수원 확보라는 전제하에, 보 건설을 몰아 붙였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보 건설로 무너진 수질생태계 복원을 명분으로 보 허물기를 몰아붙이며 두 번째 삽질을 하고 있다.

환경부는 10개 팀 70명으로 구성되는 4대강 조사평가단과 민간 전문가 43명이 참여하는 4대강평가위원회를 발족했다. 그 위원회는 40여 차례 회의 끝에 지난달 22일 4500억 원을 들여 지은 금강 영산강의 보 중에서 백제보 승천보는 상시 방류하고 세종보, 공주보, 죽산보 3개는 해체하겠다고 발표했다.
판단 근거는 학자들이 수행한 '경제성 평가'로 철거 후 수질생태 개선 효과다.

수질생태 개선 효과는 근본적으로 산업폐수, 생활폐수를 줄여야 한다는 것은 세 살 어린아이도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보 설치가 수질생태 오염의 주원인이어서 철거를 해야 한다는 것은 지나친 확대 해석이다. 이 문제의 본질적인 것을 되짚어 보면 보 해체로 인한 수질생태 개선보다 전 정권의 치적 지우기이며, 또 그 일은 주변 주민과 농민의 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4대강 평가위는 억지 이론으로 목표를 미리 정해놓고 도깨비 방망이로 뚝딱 쳐 멀쩡한 보 해체 결정을 내린 셈이다.

 경제성 평가 방법도 한쪽으로 결과를 미리 정해놓고 하면 정당화된다. 환경부는 4대강 '환경 가치 추정 기법'이라는 걸 활용해 경제성을 평가했다. 그 방법은 마음속 생각을 평가하는 것이어서 설문 방법에 따라 값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공정한 평가를 위해서는 설문에 부정적 요소만 아니라 긍정 요소까지 충분히 설명해야 된다. 그런데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를 같은 성향의 자기편끼리 구성한 위원회에서 꿰맞추기식 경제성 평가를 한 후 멀쩡한 보를 해체하겠다고 하면, ‘평가 방식이 조작 수준’인데 누가 믿겠는가. 아무리 보아도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비난을 면하기는 어렵다.

4대강 해체 작업의 원인 단초가 심각한 환경오염인 강물의 녹조 현상이다. 그 상태는 비록 엄중하지만, 주민들의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다는 의견은 보 설치가 그 이전보다 유용하다는 증거다. 주민들은 "보가 건설될 때 강바닥의 오염 물질을 긁어내고 보에 물을 담으니 강이 되살아났다"고 했다. 그 강물은 지역 식수원, 농업용 수원으로 안정적 공급 등 중요한 역할을 했었다. 이 처럼 긍정적 요소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무시되고 단순하고 막연한 '수질생태 개선' 이라는 잣대로 보를 해체하면 보 때문에 풍부해진 강물의 생태 가치, 가뭄 방지 가치를 상실한다.

어떤 정부든 정책을 시행할 때 잘된 것도 있지만 잘못된 것도 있다. 미국의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은 "인간의 행위가 대부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고, 우리의 무지와 단기적 이해관계 등에 의해 의도하지 않은 결과에 맞닥뜨린다."는 이론을 제시했다. 모든 정책은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있다. 정책에 역기능이 조금씩은 다 있고, 그것은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추진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 당국자들은 부작용을 꼼꼼히 따져 실행 여부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그런데도 예견된 역기능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밀어붙이면 주민들 그중에서도 보 철거를 하는 지방에 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큰 피해가 돌아간다. 벌써 공주, 세종 농민들이 보 철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런 점이다.

역사의 표피는 언제나 승자들의 자만에 찬 웃음이 차지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어느 때나 사회의 기류는 권력의 마력에 빨려들어 악과 동위원소인 위선이 매끈한 화장을 하고 군림한다. 한 예로 멀쩡히 잘 가동되고 있는 원자력 발전소를 방사능 유출 문제와 결부하여 가동 폐쇄 및 신규 건설 중단 조치를 하였다. 또 4대강 보 해체를 수질 상태 오염이라는 덤터기로 해체 하려 한다. 이 정권 들어서 주요 정책인 폐쇄와 허물기 정책이 한 예이다. 여당은 전 정권 인적 청산에 이어 물적 청산까지 하고 있다. 


여당과 정부에서 구정치 권력들에게 들이대고 있는 적폐청산 인적, 물적 청산의 소용돌이는 이 기회에 상대 쪽에 쓰리고 피박까지 씌우는 싹쓸이 전략을 세운, 짜고 치는 고스톱 게임이란 생각이 들게 한다. 야당도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회초리를 들지는 못하고 정부 여당이 짜고 치는 고스톱에 화투패를 다 보여 준 채 호구처럼 돈만 잃어주는 형국이다. 이래서 故 이주일 코미디언이 정치는 짜고 치는 고스톱, 코미디라 했다. 국민들은 알고 있다. 그들이 짜고 치는 고스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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