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보선> 1대1 무승부, 여야 강경 대치 장기화 전망

남원호 기자 / 기사승인 : 2019-04-04 18:23:52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민주당-PK 민심 위기론 실감, 한국당-정권 심판론 공세 강화
'진보정치 1번지', '보수텃밭' 각각 수성 – 민주당은 전리품 없나?
▲ (좌)정의당 당선자 여영국 (우)자유한국당 당선자 정점식

4·3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진보와 보수의 1대 1 무승부로 마무리됨에 따라 여야의 대치 정국은 더욱 팽팽해질 전망이다. 자유한국당은 황교안 대표 체제 첫 선거에서 보수 텃밭인 통영·고성을 무난히 수성하는 한편, 창원성산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쳐 앞으로 강력한 대여투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경남 창원 성산에서 후보 단일화를 한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당선되면서 최악을 면했지만 낙승을 점쳤던 당초 예상과 달리 박빙 끝에 신승을 거두며 부산경남(PK) 민심 위기론을 체감하게 됐다. 


 4.3 보궐선거는 PK(부산.경남)지역 단 2곳에서, 그것도 남은 임기가 1년 밖에 안되는 국회의원을 뽑는 ‘미니 선거’였지만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마지막 선거여서 민심의 풍향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계기로 평가받았다. 문재인 정부 2기 내각 인사청문회를 거치며 정국이 급랭한 가운에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진보정치 1번지’ 창원 성산과 ‘보수 텃밭’ 통영·고성에서 여야가 1석씩 나눠가짐에 따라 양보 없는 대치 정국이 더욱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유한국당은 특히, 개표 막판 역전을 허용하며 석패하기는 했지만 고(故)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의 지역구이자 공장과 노동자가 많아 진보정치 1번지로 불리는 창원 성산에서 초반 열세를 뒤엎고 정의당 후보와 500여표차 접전을 펼쳤다. 신임 당 대표 취임 후 첫 선거를 비교적 무난하게 이끈 황 대표의 리더십도 공고해질 전망이다. 황 대표는 정부의 경제 실정과 인사 실패 등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보수진영 구심점으로의 자리매김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당 공동교섭단체 구성할 경우 개혁 입법 처리 위한 우군 얻을수 있어

반면 ‘청와대 대변인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장관 후보자의 인사 검증 실패’ 등으로 수세에 몰렸던 민주당은 무승부라는 결과에도 불구하고 일정 부분 타격이 불가피하다. 집권당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소수 정당에 양보한 후보 단일화의 승부수를 던졌음에도 하마터면 한국당에 창원 성산을 내줄 뻔 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기초의원 3곳(전북 전주시 라, 경북 문경시 나·라)에서도 모두 패했다. 사실상 민주당은 건진 게 아무 것도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민주당은 우군인 정의당이 의석수 1석을 확보함에 따라 민주평화당과 공동교섭단체를 다시 이룰 수 있는 교두보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위안을 받을 수 있다. 정의당의 공동교섭단체 구성이 성사된다면 민주당은 한국당에 대항할 든든한 우군을 얻게 되는 셈이다.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법, 검·경수사권 조정법 등 개혁입법 처리를 위해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간 공조 체제도 힘을 받을 전망이다.

창원 성산 여영국 당선은 후보 단일화와 대한애국당 덕분(?)

선거는 흔히 구도가 중요하다고 한다. 어느 정당 후보가 출마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창원성산' 보궐선거에서 ‘진보’ 여영국 후보 당선과 관련해 후보 단일화와 대한애국당 역할론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권민호 전 후보와 정의당 여영국 당선인이 3월 25일 여론조사경선을 통해 여 당선인으로 단일화를 한 것이다. 이날 권 전 후보는 곧바로 사퇴했다. 이에 다음 날부터 인쇄 작업이 들어간 투표용지에 권 전 후보는 '사퇴'라고 적혀 있었다. 민주당-정의당이 후보 단일화를 하자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 정당들은 맹비난했다. 특히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민주당-정의당 후보 단일화에 대해 '좌파연합'이라 했다.

민주당 후보가 사퇴하지 않고 7명이 모두 겨루었다면 결과는 강기윤 후보의 당선으로 예측되었다. 후보 단일화 이전에 나온 여론조사는 모두 강 후보가 오차범위를 벗어나 1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후보단일화 이후 여론조사를 보면 뒤집어졌다. 선거가 진행되는 동안 한때 보수 후보 단일화를 거론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구체적인 단일화 논의는 없었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대한애국당은 문재인정부 뿐만 아니라 자유한국당에 대해 '비겁하다'는 표현을 써가면서 비난했다.

대한애국당 진순정 후보는 강기윤 후보와 같은 빌딩에 선거사무소를 두었다. 창원 한국은행사거리에 있는 에이스빌딩이다. 이곳은 강 후보가 여러 차례 선거를 치를 때마다 사용해 왔고, 이번에 진순정 후보는 처음 사용한 것이다. 개표 초반부터 중반 이후까지 강기윤 후보가 여 당선인을 2000표 안팎에서 앞섰다. 마지막에 사전투표 결과가 반영되면서 대역전극이 벌어진 것이다. 최종 결과는 여영국 당선인이 강기윤 후보를 504표 차이로 이겼다. 극보수로 분류되는 대한애국당 진순정 후보가 838표(0.89%)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다.

보수 정당 후보들의 분열이 진보의 당선을 돕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분석이 나올 법한 대목이다.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보수정당 통합 분위기가 살아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자유한국당 경남도당 위원장인 윤영석 국회의원(양산갑)은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구도라고 한다"며 "창원성산은 구도에서 우리가 불리했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범여권이라 보고 후보 단일화를 한 반면, 보수 야권은 분열했다. 결과적으로 우리한테 불리한 선거였고 그래서 더 어려웠다"고 했다.

보수 여권 분열에도 진보 세력 민심 이반, 경제심판론 강력하게 작용 


이 같은 보수 야권의 분열에도 불구하고 진보의 텃밭 창원성산에서 자유한국당이 504표차로 선전한 것을 두고 진보세력에 대한 민심의 이반이 드러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민생경제의 피폐화, 탈(脫)원전, 청와대 인사파동이라는 삼(三)악재가 겹치면서 유권자 상당수가 범여권 진보진영을 이탈한 것이다. 최종 성적표는 무승부였지만, 그래서 ‘경제심판론’이 강력하게 작용한 보궐선거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를 ‘경제가 문제’라는 민심이 확인된 것으로 규정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민주당과 한국당 각각의 1승1패 성적은 큰 의미가 없다”며 “중요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분노하는 유권자들이 많아졌고, 여당은 이를 간과해선 안된다는 교훈을 얻었다는 점”이라고 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에서도 이번 선거를 ‘경제 심판론’과 관련짓는 발언을 내놓았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우리당은 이번 선거에서 나온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제활성화와 민생챙기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범여권에 대한 일부 민심 이탈이 경제에 근본적으로 자리하고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말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 속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서 민생을 챙기고 정책으로 싸워 나간다면 내년 총선 결과는 다를 것으로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에서 경제심판론 및 경제 대안론으로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의미로 분석되는 대목이다.

 

[저작권자ⓒ 일요저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뉴스댓글 >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PHOTO NEWS